총선과 대선이 함께 있는 2012년은 정치의 해라 할 만할 만큼 정치에 관한 대중의 관심이 뜨거운 때다. 정치권의 변동에 이어 민심을 사로잡기 위한 공약이 난무하고 있지만, 정작 누구도 거시적 관점에서 패러다임을 전환할 만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 책은 정책담론에 머무르고 있는 진보진영의 논의들을 이념적 · 이론적 기반에 대한 치밀한 검토를 통해 체제 · 국가담론으로 올려놓은 노작(勞作)이다.
  지은이는 역사적 관점에서 한국적 가치의 기준을 세우고 그에 입각해 사회시장경제라는 발전패러다임을 제시한다. 특권적 재벌경제체제에 대한 민주적 규제와 조절의 정당성을 자유주의의 이념적 기반 위에서 설명하고, 보편복지와 경제민주화라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뛰어가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을 알려준다.

 

  전남 담양 독립운동가 집안에서 태어났다. 어려서 결핵 때문에 학교에 제대로 다니지 못하고 책과 대화하는 시간이 많아서였는지 이상주의적 기질이 몸에 뱄다. 1980년 광주항쟁을 한복판에서 목격하면서 세계관이 변하기 시작했다. 1983년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과에 입학했고 학교시절 내내 학생운동과 사회과학에 심취했다. 민주화운동을 함께하다 분신 사망한 절친 이재호에 대한 의리와 책임감 때문에 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사회운동에 뛰어들었다. 학생운동과 사회운동으로 두 번 옥살이를 했다.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대학원에 늦깎이로 입학해 석사와 박사를 마쳤다. 박사과정 중에 16대 국회 보좌관으로 4년간 일하면서 현실정치를 관찰하고 정책· 입법을 다루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그 후 학계로 복귀해 지금은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기금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노무현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과 민주정책연구원 연구기획위원, 참여연대 실행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사람중심 진짜경제’, ‘가치정치’, ‘연합정치’, ‘시민정치’, ‘혁신’, ‘특권체제’ 등 우리 사회에 영향을 미친 중요한 담론들을 만들어내는 데 주도적 내지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역사적 안목을 가지고 가치와 노선에 입각한 현실정치 분석을 가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자부하지만 정치평론은 가급적 삼가려 한다. 지나온 삶의 이력이 말해주듯 출세와는 거리가 멀게 살아왔고 역사와 사회의 긍정적 변화를 위해 남을 돕는 일을 주로 해왔다. 연구 분야는 정치경제, 정치사, 정당· 선거, 정치변동, 일상사, 커뮤니케이션 등으로 다양하다.

  지은 책으로는『한국의 경제개혁과 국가』,『국가와 일상』(공저) 등이 있으며, 「촛불집회와 정당정치개혁의 모색」, 「대안적 발전론에서 인간중심 담론에 대한 정치철학적 검토」 등 여러 편의 논문이 있다.